2008년 04월 30일
Obscura Lucida_A House
2008
Mixed media
3.5x3.5x3.2(m)
어두운 방, 밝은 방-집
2008
혼합매체
3.5x3.5x3.2(m)
미술관 앞마당, 설치 전경
Installation View at Seoul Museum of Art







항해 도중 해적에 의해 떨구어지거나 풍랑을 만나 흘러들어간 곳에서 그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고 그 16년 7개월간의 여정을 글로 남긴다. 우리는 신기한 세상을 엿봄과 동시에 그가 좌절하거나 절망에 빠지는 대신 매번 얼마나 최선을 다해 새 삶을 살았는지를 읽을 수 있다. 말을 익히고 풍습을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말이다.
봄이다.
봄철의 꽃나무 한그루는 풍경을 바꾸고 그걸 보는 우리는 꽃향기와 봄 햇살과 새소리까지 어우러진 봄을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봄을 지내며 봄 안에 산다. 어김없이 매년 돌아오는 봄이지만, 매년 같은 자리에 피고 지는 꽃일지언정, 보지 않으면 지나쳐버리고 만다.
무엇을 보는가, 어떻게 보는가,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 눈에 비추어진 세상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걸리버의 여행담은 생소한 세상을 묘사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에서 현실을 본다. 작아지고 커지고 뒤집혀 보이고 뒤바뀌어 보이는 현실이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이다. 하물며 그 새로움이란 보이지 않던 것, 숨겨져 있던 것과 같이 우리 가까이에 있으나 주목받지 못하는 것, 다르게 봄으로써 비로소 ‘드러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걸리버의 여행기는 질서와 무질서 사이를 오가며 공상과 재치, 풍자와 현실 위에서 줄타기를 한다.
조르지오 모란디(Giorgio Morandi 1890~1964)는 세계여행을 하더라도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수가 있다고 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보려하려기 보다는 지금 보고 있는 것을 가까이서 열심히 봐야한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어두운 방 밝은 방 Obscura Lucida>은 있는 그대로의 주변 풍경이 어떠한 방식으로 다가올 때 우리가 순수한 호기심으로 다시 한 번 세상을 바라보게 만드는지를 고민한 흔적이다.
어쩌면 걸리버의 눈앞에서 커졌다 작아졌다 했던 세상은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일상 속에서 그 자신 스스로가 커졌다 작아졌다 한 것은 아닐까?
2008.4.30~6.15
# by | 2008/04/30 22:20 | work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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