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방 밝은 방

2008.04.05.

나즈막한 계단을 두 칸 올라가면 낮은 문(높이 160cm)이 있어. 그걸 옆으로 드르륵 밀면서 허리를 구부리며 집 안으로 들어가면 곧 3m가 채 못되는 높이의 어두운 공간 속에서 차차 여유로움을 느끼게 될거야. 바닥 면적은 어림잡아 지름 3.5m 정도의 원과 비슷한 크기… 거울 표면의 반짝이는 다면체들이 오각형 천정 아래의 허공에 매달려있고 그 중 몇 군데에서는 랜덤하게 말소리, 노랫소리가 나오는 거야. 그 아랫쪽 바닥 중앙에는 천정과 같은 오각형 모양의 커다랗고 나즈막한 의자가 있고 그 위엔 푹신한 방석이 있어 앉거나 드러누울 수도 있어. 어둠에 눈이 조금씩 익숙해지면 내부의 공간감과 햇빛이 다면체에 부딪혀 조각이 나서 벽에 반사 되는 것, 햇빛 구멍으로 상이 맺히는 것, 바깥 풍경이 늘어뜨린 천 위로 일렁거리는 것을 비로소 감상할 수 있게 되겠지.

…그러길 바래.


by 라온 | 2008/04/05 19:58 | work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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